[춘식이의 코드이야기] 오픈소스와 협력으로 안전을 꾀하다

안녕하세요! 약 3주만에 쓰는 [춘식이의 코드이야기] 4번째 이야기입니다.

그동안 제 이야기를 기다리신 분, 안 기다리신 분, 신경도 안쓰신 분들(!) 모두 잘 지내셨는지요.

이번 4번째 이야기는 코드나무의 새로운 소식 ‘Code for Seoul‘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려고 합니다.

 

Code for Seoul in Briga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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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글을 통해 알려드렸다시피 지난 몇 주간 코드나무에 새로운 소식이 있었습니다. 코드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커뮤니티들의 네트워크, 바로 코드포아메리카 브리게이드에 합류하게 되었죠. 후후 바로 춘식이의 첫 사랑, 밀당의 천재! 크리스 알파노가 속해 있는 Code for Philly 도 바로 이 네트워크에서 함께하는 그룹이랍니다.

브리게이드 합류를 계기로 코드나무의 새로운 프로젝트 ‘Code for Seoul’을 새로 시작하게 된 것도 아시죠?(활동가 지원 바로가기) 그동안 브리게이드에 속해있는 다양한 국적의 여러 그룹들은 어떤 코드를 통해 어떤 문제들을 해결해왔는지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1화에 등장한 오픈소스 ‘Emergence‘(Code for Philly), 자신이 낸 세금이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보여주는 ‘Where does my money go‘(OKFNlabs에서 시작하였고 Code for Japan등에서 활용하고 있는 프로젝트), 자녀를 지닌 부모들을 위해 국/공립 학교에 대한 정보를 쉽게 찾아볼 수 있는 ‘DiscoverBPS‘(Code for Boston) 등 재밌고 다양한 프로젝트 들이 시도되었고 성공적으로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이 와중에 하나의 주제를 관통하는 프로젝트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바로 ‘안전’.

 

집 앞 소화전은 내가 책임진다! Adopt a Hydr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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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 for America 를 통해 만들어진 어플리케이션 중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바로 Adopt a Hydrant입니다. Code for America를 만든 Jennifer Pahlka가 직접 테드에서 소개한 사례이기도 하고 가장 기본적이고 단순하면서도 코드가 얼마나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예시이기도 하죠.

[TED] Coding a Better Government – Jennifer Pahlka

 

소화전(Hydrant)은 의식적으로 찾아보지 않으면 지나치기 쉬운데요, 저도 어디선가 본 것 같은데 최근에는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서 길거리를 둘러보니 까페 바로 앞에 있더군요. 이 소화전은 보통 보행자를 위한 보도블럭 옆에 아주 조그맣게 설치되어 있는데, 폭설이 한 번 내리면 이정도 높이의 소화전 쯤은 가볍게 파묻어 버리기 쉽죠.

보스턴에서는 11년도에 내렸던 폭설로 소화전을 찾을 수 없어 사고가 커질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바로 자기 집 앞에 있는 소화전 앞의 눈을 치우고 있는 시민들을 보았던 것이죠. 이 시민들로 하여금 직접 소화전 주변의 눈을 치울 수 있도록 하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Code for Boston 팀에서 만든 것이 바로 Adopt a Hydrant 입니다. 지도에서는 자기 동네에 있는 소화전 목록을 확인할 수 있고 간단히 원하는 소화전에 자신의 이름을 등록하면 이제부터 소화전 돌봄이가 되는 것이죠!

Adopt a Drain, Adopt a Sir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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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opt a Siren – Honolulu

Adopt a Drain - Okland

Adopt a Drain – Okland

 

 

 

 

 

 

이러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다른 지역에서도 지역 상황에 맞는 문제를 위해 사용되고 있습니다. 오클랜드와 시애틀에서 차용한 Adopt a Drain은 거리에 있는 배수구가 막혀 폭우가 내렸을 때 홍수가 날 수 있는 위험을 대비하기 위하여 소화전 대신 배수구를,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차용한 Adopt a Siren은 쓰나미 경보기의 배터리도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하여 배터리를 지키기 위하여 이 아이디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코드포서울 프로젝트가 시작되면 서울 환경에 맞는 재미난 아이디어를 차용해봐도 좋을 것 같지 않나요?

 

재난 사고가 발생했다면? Recovers

최근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비극적인 사건 뿐만 아니라 그 이전에도, 그리고 세계 곳곳에서도 수많은 재난 사고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일단 재난 사고가 발생하면 해당 지역은 일상적인 생활이 가능해지기까지 몇 달, 몇 년 이상의 지속적인 관심과 도움이 필요하고 사고에 따라 지원금, 지원 물품, 전문가 등 광범위하고 다양한 분야에서의 도움이 필요해집니다.

Recovers는 바로 자신들이 사는 마을에 토네이도가 덥치는 재난 사고를 직접 겪은 두 자매, Caitria O’Neill과 Morgan O’Neill가 만든 서비스입니다. 재난 사고가 발생한 지역에는 지원이 필요한 곳 – 사람, 장소, 자원 -을 파악하고 정부 차원에서는 물론 전국에서 모이는 자원 봉사자들과 지원 물품들을 적시 적소에 필요한 지역에 공급해야하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고 이후 오랜 시간동안 지속적으로 지켜줄 수 있는 관심입니다. O’Neill 자매가 직접 사고를 경험하면서 동시에 구축한 시스템으로 Recovers는 ‘정부’ – ‘재난 지역’ – ‘자원’ 을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이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TED] How to step up in the face of disaster – Caitria, Morgan O’Neil

 

TEDx Boston에서 두 자매가 출연한 적이 있네요. 제가 이 영상을 보면서 멍해졌던, 또 반성을 하게 되었던, 그리고 우리 모두가 함께 느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던 장면이 있어요. 5분 20초쯤 나오는 ‘Timing’에 대한 그래프입니다. 재난사고가 발생했을 때 대부분의 경우 그 사건에 해당하는 재난, 기부라는 검색의 50%가 첫 일주일간에 발생하고 이어서 0으로 수렵하는 그래프입니다. Recovers는 단순히 재원을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전달해주기 위한 플랫폼만은 아닙니다. 바로 지속적인 관심. 잊지 않기를 바라기 위한 플랫폼이죠. 잊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코드로 재난을 극복하자! Code for Resilience

Code for Resilience는 Code for America 와 관계가 있는 그룹은 아니지만 만들어질 당시 Code for Japan이 참여한 비영리단체입니다. 각 지역에 있는 Civic Hacker!들은 재난 위험 관리(Disaster Risk Management) 전문가들과  만나 기술을 가지고 자연 재해에 대비한 소프트웨어/하드웨어 솔루션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Code for Resilience 커뮤니티는 3단계를 거쳐 최종 솔루션을 완성합니다. 2013~2014년 진행되는 일정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1. 문제 도출 (2013년 10월 – 2014년 1월): 세계 은행, 정부, 그리고 일반 시민들이 함께 도시에 필요한 재난 위험 관리 목록 도출
  2. 해커톤(2014년 2월 ~ 3월): 작성된 목록과 DRM 전문가들이 도출한 문제들을 가지고 해커톤 이벤트 개최. 오픈소스 등의 도구를 사용하여 모바일앱, 일반 소프트웨어, 웹서비스, 하드웨어 등 다양한 방식으로 문제 해결 방법 제시
  3. 온라인 혁신 챌린지 (2014년 4월 ~ 6월): 해커톤에 이어 온라인을 통해 개발 참여. 우수한 프로젝트 수상.

 

재밌는 앱들

1. Selamat dari Banjir (Survive the Jakarta Flood)

logov1자카르타 홍수 대비 어플리케이션. 오픈소스 인공지능 모델링 소프트웨어, WEKA를 사용하여 실시간 날씨 정보와 수문 상태를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통해 분석해 홍수 경보를 알려주는 안드로이드 어플리케이션

 

 

2. Disaster Survival Toolbox

disaster_1재난 사고가 발생하면 전기나 물같은 익숙한 자원도 얻기 힘들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은 당황하여 대처가 미숙할 수 있기 때문에 집단 지성을 이용하여 재난을 겪었던 사람들이 직접 만들어가는 재난 대처 툴박스.

 

 

3. Red Signal

splash지도 위에 재난 사고에 취약한 지역을 표시해주고 현재 위치를 기준으로 대피처를 표시해주는 등 재난에 대비한 다양한 요소를 지도 위에 시각화 해주는 안드로이드 어플리케이션

 

앞으로의 Code for Seoul

‘안전’이라는 주제로 리서치를 진행했던 한 주 였습니다. 시민들의 일상에 유용하거나, 보다 쉽게 정치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등의 사례들과는 달리 어느 때보다 코드와 기술이 기여할 수 있는 사회적 문제들에 대해 진지한 책임감(?)이 생기는 기분이 들더라구요. Duolingo 창업자이자 CAPTCHA/RECAPTCHA 개발자가 SDF 2014에서 전달한 이야기로 4번째 글은 마무리합니다.

“팀 버너스 리가 저에게 그러더군요. ‘창업을 할 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너에게 그저 돈을 가져다 주는 일. 그리고 기술로 많은 사람들과 사회에 기여를 하면서 돈을 가져다 주는 일이 있다. 오직 너에게만 이득이 되는 그런 일이 아니라 공공 사회에 큰 기여가 될 수 있는 일을 하면 좋겠다.”